[기자수첩] 국제안전도시 재공인 앞둔 시흥시, 안전은 인증보다 생활에서 증명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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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제안전도시 재공인 앞둔 시흥시, 안전은 인증보다 생활에서 증명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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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마디 "사고 줄고 체계 갖췄다…국제안전도시 시흥의 다음 과제는"
송은경 기자
송은경 기자

[뉴스타운/송은경 기자] 국제안전도시는 단순한 도시 브랜드가 아니다.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행정이 어떤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사고와 손상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는지, 지역사회가 안전을 공동의 책임으로 인식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국제 기준이다.

시흥시는 2022년 국제안전도시 1기 공인을 받은 뒤 올해 2기 재공인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7월 서면평가와 11월 해외 심사위원 대면평가를 거쳐 연내 재공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열린 ‘국제안전도시 사업 이행진단 및 성과평가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도 이 과정의 하나다.

이번 재공인 준비에서 시흥시가 점검한 분야는 교통안전, 낙상예방, 자살예방, 산업안전, 재난안전, 폭력예방 등 6개 분야다. 도시 안전을 특정 사고나 재난 대응에 한정하지 않고 일상생활 전반의 위험 요인을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수치상 성과도 일부 확인된다. 2022년과 비교해 2024년 가해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0.2명에서 0명으로 줄었다. 보행자 교통사고 부상률은 인구 1만 명당 6.3명에서 5.1명으로 감소했다. 노인 낙상 구급 이용률은 인구 1000명당 15.4명에서 13.4명으로 낮아졌고, 아동학대 피해 발생률도 아동 1000명당 7.1건에서 5.5건으로 줄었다.

이 같은 지표는 시흥시가 안전 정책을 단발성 사업이 아니라 지속 관리 체계로 끌고 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안전 정책의 평가는 숫자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사고가 줄었다는 결과만큼 중요한 것은 왜 줄었는지, 어떤 정책이 효과를 냈는지, 시민들이 실제로 안전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지다.

특히 교통 분야에서는 이륜차 안전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배달 서비스 확대와 플랫폼 노동 증가로 오토바이와 개인형 이동장치, 보행자 간 충돌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시흥시 이륜차 교통사고 부상률은 인구 1만 명당 7.9명으로, 다른 교통사고 유형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에 시흥시는 ‘배달라이더 안전지킴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배달 종사자를 단속 대상이 아니라 안전문화 확산 주체로 세우는 방식이다. 지난해 선발된 안전지킴이 8명은 안전 캠페인, 사고 초기 대응, 신고, 구조활동, 도로 파손·불법주차 등 생활 속 위험 요소 신고 활동에 참여했다.

이 사업은 현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배달 노동자는 도로 위험을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위험을 발견하고 신고하며 안전 운행 문화를 확산하는 구조는 행정 중심 안전정책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다만 배달 시간 압박, 과속을 부르는 플랫폼 구조, 안전장비 착용 문제 등 근본 요인까지 함께 다뤄야 지속 가능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령자 안전도 시흥시가 놓칠 수 없는 분야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낙상, 우울, 고립, 자살 위험은 함께 커진다. 특히 독거노인과 취약계층 고령자는 사고가 발생해도 발견이 늦어질 수 있어 예방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

시흥시는 고령자복지주택을 통해 주거와 복지 기능을 결합한 안전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낙상 예방 시설을 갖춘 주거 공간을 제공하고, 건강교실과 상담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는 방식이다. 오는 12월 하중지구 내 고령자복지주택 신규 착공도 예정돼 있다.

이 사업은 단순한 주거 공급이 아니라 고령자의 생활 안전을 구조적으로 관리하려는 시도다. 노인 사고는 개인 부주의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거환경, 건강 상태, 사회적 관계, 정서적 고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고령자 안전정책은 주거·복지·보건·돌봄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자살예방 역시 같은 맥락이다. 시흥시는 어르신과 가족을 대상으로 상담, 심리검사, 개인·집단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시니어 상담사와 말벗봉사단 활동, 노인 관련 기관 네트워크 구축도 병행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상담 실적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해 지속적으로 연결하는 체계다.

폭력예방 분야에서는 가정폭력·성폭력 통합상담소와 피해자 보호시설 운영이 핵심이다. 가정폭력은 외부에서 쉽게 확인되지 않고 피해자가 신고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 신체적 피해뿐 아니라 장기적인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시흥시는 통합상담소를 통해 지난해 4,054건의 상담을 진행했고, 3,350건의 지원을 연계했다. 피해자 보호시설에서는 피해자와 동반 아동에게 숙식, 상담, 치료, 수사·재판 지원, 직업훈련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폭력 피해를 단순 사건 처리로 보지 않고 회복과 자립까지 연결하려는 접근이다.

재난안전 분야에서도 성과는 있다. 시흥시는 지난해 전국 340개 재난관리 책임기관을 대상으로 한 재난관리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는 재난 대응 역량과 관리 체계가 일정 수준 이상이라는 평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국제안전도시 재공인을 앞둔 시점에서 시흥시가 더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인증 유지’가 아니라 ‘체감 안전’이다. 국제 공인은 도시의 안전 노력을 인정받는 절차지만, 시민에게 중요한 것은 인증서가 아니라 내 집 앞 보행로, 출퇴근길 도로, 노후 주거지, 학교 주변, 배달 오토바이, 위기 가정, 홀로 사는 어르신의 안전이다.

안전도시는 행정 구호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고가 줄어드는 도시, 위험을 미리 발견하는 도시, 피해자가 혼자 방치되지 않는 도시, 시민이 직접 안전망의 일부가 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시흥시는 국제안전도시 1기 공인 이후 실무협의회와 민관 협력 체계를 통해 안전정책의 기반을 다져왔다. 이제 2기 재공인은 그 기반이 실제 생활 현장에서 얼마나 작동하고 있는지를 검증받는 과정이다.

재공인 자체는 목표일 수 있지만 끝은 아니다. 오히려 재공인 이후가 더 중요하다. 배달산업 확대, 고령화 심화, 정신건강 문제, 가정폭력, 산업재해, 기후재난 등 도시가 마주할 위험은 계속 달라지고 있다. 시흥시의 안전정책도 이에 맞춰 더 세밀하고 빠르게 진화해야 한다.

국제안전도시 시흥의 다음 과제는 분명하다. 성과를 숫자로 설명하는 단계를 넘어, 시민이 일상에서 안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다. 안전은 선언이 아니라 체감이다. 그리고 국제안전도시의 진짜 평가는 심사장이 아니라 시민의 생활 현장에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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