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빈국의 질병’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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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빈국의 질병’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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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들 일상 회복에 더 큰 타격 가능성

이제 점점 더 많은 국가가 코로나19 관련 방역 조치를 해제하며 정상으로 되돌아가고자 노력 중이다. 일부 사람들, 특히 부국의 시민들은 이제 대유행의 영향에서 벗어나 살기 시작했다. 그러나 빈국의 시민들은 코로나19의 영향에 훨씬 더 오래 노출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BBC는 31일 코로나19가 빈국에 더 오래 자리 잡아 이들 국가의 질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내용을 소개한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훨씬 이전에도 말라리아, 결핵, 에이즈와 같은 전염병은 한때 부유한 국가에서도 골칫거리였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전염병은 주로 빈국을 위협한다.

신흥국 연구진은 미국 시사 월간지 '더 아틀란틱'의 기고문에서 코로나19가 다른 전염병에서 발견되는 것과 유사한 "예측 가능하고 우울한 패턴"을 따라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고문에서 이러한 전염병들이 선진국에서 더 이상 위협적이지 않게 되면 선진국 정부들이 전 세계에 도움이 됐던 각종 지원과 자금을 회수한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와 추적은 대유행 초기에 비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다.

지난달 스웨덴 보건 당국은 정당화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크다며 전국적인 코로나19 검사를 중단했다. 영국 또한 대중을 위한 무료 코로나19 검사를 이번 4월부터 잉글랜드에서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진행하는 코로나19 감염 사례 연구인 'REACT'나 킹스 칼리지 런던 연구팀의 증상 연구인 'Zoe Covid' 등의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서비스 모두 바이러스의 동태와 변이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학자들에게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해왔다.

미국 백악관은 3월 10일 승인된 대규모 지출안에서 관련 자금이 삭감되면서 항바이러스 치료제 및 추가 백신 구매를 위한 지원 자금이 부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의회에 225억달러(약 27조2000억원) 규모의 별도 지출안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야당인 공화당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더 많은 돈을 쓸 수 없다면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나이지리아에 있는 미국 메릴랜드 의과대학 인체 바이러스학 연구소의 나디아 샘-아구두 부교수는 이러한 선진국의 조치는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더 아틀란틱'의 기고문을 공동 저자이기도 한 샘-아구두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선진국의 정책은 "좋든 싫든 빈국의 상황을 좌우한다"라고 밝혔다.

일단 몇몇 국가가 대유행이 끝났다고 선언하게 되면 다른 국가도 시민들로부터 방역 조치를 완화하라는 압박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타격으로는 개발도상국 내 코로나19 연구에 대한 자금 삭감을 들었다. 샘-아구두 교수와 같은 연구진은 부분적으로 국제 연구 보조금에 의존한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타격이 가장 크리라는 것이 샘-아구두 교수의 설명이다. 왜냐하면 아직도 아프리카 대륙 내 백신 보급률은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운영하는 글로벌 통계 사이트(OWID)에 따르면 채 20%가 안 되는 아프리카인만이 최소 1차례 이상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3월 20일 기준으로 아프리카 내 백신 접종 완료 인구는 15%밖에 되지 않는다. 샘-아구두 교수가 근무하는 나이지리아에서는 1회 접종 인구가 9%, 2회 접종을 완료한 인구가 4% 안팎이다.

반면 고소득국과 심지어 중상위소득국에서는 인구의 약 80%가 백신 접종을 받았다. 아프리카에서는 극소수 국가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높은 수치다.

여러 아프리카 국가가 백신 기부에 의존한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 대륙은 백신 접근성에서 한참 밀려나 있다.

새로운 변종이 발견될 때마다 공여국이 백신 물량을 공유하기보단 자국민의 추가 백신 접종을 우선하는 일은 벌써 몇 차례 반복됐다.

미국 애틀랜타 에모리 의과대학의 연구원이자 TED 강연자인 보구마 카비센 타이탄지 박사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다른 자원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타이탄지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대유행 대응과 관련한 전 세계적인 불평등이야말로 우리가 3년째 대유행을 겪는 주된 이유"라면서 "불평등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샘-아구두 교수는 불규칙한 백신 공급이 아프리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아프리카는 현재 충분한 양의 백신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거나, 공급받은 백신도 유통기한이 가깝다고 말했다.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사람들이 그렇듯 아프리카인들 또한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에 지친 상태지만, 면역력 부족으로 인해 접종을 향한 동기를 잃어가고 있다.

샘-아구두 교수는 "더 이상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그렇게 활발하게 감시하지 않는다"라며 "외면하는 상태로 볼 수 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코로나19가 빈국에 더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 백신은 사람 간의 바이러스 전파를 상당히 차단한다. 그러나 빈국들은 이러한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한참 멀어 보인다.

샘-아구두 교수는 "(코로나19는) 현재진행형이다. 어떤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돼 단기간 면역력을 획득할 것이고, 어떤 이들은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계속 퍼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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