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둘로 가른 백남기씨 사망원인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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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둘로 가른 백남기씨 사망원인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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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시민단체, 언론, 의료인 할 것 없이 모두 제각각 주장만

▲ 사진출처(YTN) ⓒ뉴스타운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을 놓고 여야 국회는 물론 보수시민단체와 민변, 보수언론과 좌파언론 등이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며 잇따른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백남기씨가 경찰 물대포에 맞았을 당시 현장에 있었던 '빨간 우의'를 입은 인물을 두고 여야가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이날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박민주 의원은 “검찰이 빨간 우의 때문에 부검영장을 고집스럽게 청구하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김수남 총장은 빨간 우의에 대해 알고 있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 총장은 “영장을 청구할 때는 여러 의혹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며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혹 중 하나인데, 그런 것들이 영장에 표현된 것이고 예단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이 자리서 “영장에서 부검 필요이유를 보면 구체적으로 그런 정황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백씨가 물대포에 맞았을 때 찍힌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박 의원은 “영상을 보면 빨간 우의가 앞으로 손을 뻗어 땅을 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영상만 느리게 재생해도 빨간 우의에 대한 혐의가 얼마나 터무니없는지를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어 “근거 없는 인터넷 루머에 따라 부검영장을 청구하고 집행하려는 것 아니냐”며 김 총장을 향해 따져 물었다.

그러자 김 총장은 “그렇지 않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철저히 수사하려는 것”이라며 박 의원의 주장을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백씨가 넘어지고 사람들이 모이는 가운데 빨간 우의가 등장한다”면서 “오른쪽 주먹을 뒤쪽으로 뺀 가격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김 총장에게 “먼저 백씨를 잡고 있던 사람이 놓쳐서 백씨의 몸이 돌아가고, 빨간 우의의 무릎이 백씨의 배와 가슴을 짓누른다”고 직시한 뒤 “지금 상황에서 100% 단정은 어렵지만 부검이 필요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김 의원은 이어 “그런데도 유가족이 부검을 반대하고 있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더 흥분해서 더 조사해달라고 해야 하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유족 측과 일부 보수단체가 서로 고발과 고소를 예고하는 등 논쟁이 소송 전으로 격화되고 있다. 보수단체 쪽에서 백 씨 유족을 살인 혐의로 고발하자 유족 역시 비방성 게시물에 대한 법적 조치에 나선 것.

자유청년연합대표인 장 모씨는 지난 11일 “유족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못하게 해 백씨가 사망했다”며 당일 살인 혐의로 유족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백씨 유족들을 대리해 자유청년연합대표 장 모씨를 비롯해 기자, 만화가 등 3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민변은 “백 씨가 지난해 11월 경찰 물대포에 맞아 응급실로 옮겨졌을 때 이미 위중한 상태였음은 여러 차례 확인됐다”며 “유족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거부해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허위사실로 고발한 것은 명백한 무고”라고 주장했다.

언론도 양분된 상태다. 보수 언론들은 백씨의 직접적인 사망원인을 ‘빨간 우의 타격’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고 있으며, 좌파성향의 언론들은 ‘물대포가 직접적인 사망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물론 의료계도 보수와 진보로 갈려 각기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보수 쪽에서는 원인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서는 부검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진보진영에서는 외상에 의한 사망이 분명한 만큼 부검이 필요 없다고 맞서고 있다.

하여간 이 문제는 부검을 하지 않고는 명확한 사인이 밝혀지기는 어렵게 됐다. 보수와 진보 진영의 주장이 판이하게 서로 다른데다 주장 또한 강하기 때문이다.

실명을 밝히기를 거부한 사회학자 안 모 박사는 “이런 문제에 이념과 정치가 대립되면 사실여부를 밝히기는 극히 어려워진다”며 “의료인들조차 둘로 갈라진 현실에서 해답은 부검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 박사는 또 “서로 주장이 충돌을 일으킬 때 행하는 것이 부검이 아니냐”며 “길이 있는데도 주장만으로 맞서는 것은 사회 혼란만 일으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두경부(頭頸部)외과 전문의인 이용식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전히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 교수는 “농민 백남기 씨의 사망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선 당연히 부검을 진행해야 한다”며 “백 씨 사망원인은 유족이나 일부 시민단체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물대포에 의한 수압이 아닌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교수는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사람의 뼈는 수압으로 쉽게 부서지지 않는다”며 “물대포를 맞는 순간 백 씨는 의식이 있었던 데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수압에 따른 안면골절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을 줄곧 펼쳐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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