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퇴진 거부에 시위대 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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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 퇴진 거부에 시위대 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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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무바라크 임기 가까이 오고 있다’ 견해 전달

 
   
  ^^^▲ '오는 9월 선거에 불출마하겠다." 며 이집트 국영TV 연설을 하고 있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 AFP^^^
 
 

호스니 무바라크(Hosni Mubarak, 82) 이집트 대통령은 차기 선거에 불출마 하겠다며 시위대들의 퇴진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 소식을 들은 이집트 시위대들은 무바라크의 유화책에 끄떡하지 않고 더욱 거센 목소리로 퇴진하라고 촉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일(한국시각) 수도 카이로에 모인 25만 여명의 시위대들은 무바라크가 당장 퇴진하라고 요구했으나 무바라크는 지난 30여 년 동안 이집트를 위해 봉사했으며, 이집트의 땅에서 죽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이제는 차기 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시위대를 향한 유화책을 내 놓으면서 퇴진 요구를 거절했다.

이집트 전역에 걸친 무바라크 퇴진 요구 시위를 진정시키기 위해 무바라크 대통령은 TV 방송에 출연 차기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TV방송이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자유의 광장)에 설치된 거대 모니터에 영상이 나오자 시위 군중들은 일제히 야유를 퍼부으며, 신발을 벗어 TV 모니터에 나온 무바라크의 머리를 향해 던지면서 “가라, 가라, 가라!”면서 “우리는 그가 떠날 때 까지 여기를 떠나지 않겠다”고 외쳐댔다.

10분간에 걸친 연설에 나선 무바라크는 칙칙한 모습으로 비쳐졌으나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고 에이피(AP)통신은 전했다. 무바라크는 만일 시위대들이 시위를 중지하면 오는 9월에 실시 예정인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연설에서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완수하기 위해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봉사 하겠다. 그동안 선거법 개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 공군 사령관 출신인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곳이 나의 사랑하는 조국이며, 나는 이곳에서 살아왔다. 나는 이 땅의 주권과 이익을 수호하고, 이 땅에서 죽겠다. 역사는 나와 우리 모두를 판단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바라크를 둘러싼 자신의 우호 세력들이 하나 둘씩 등을 돌리고 있다. 친미주의자로서의 역할을 해온 무바라크는 믿고 있던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과 통화를 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통화를 마친 후 “(무바라크)그는 현 상태가 지속되리라고는 보지 않으며 반드시 (이집트의) 변화는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오바마는 무바라크에게 “질서 있는 변화는 의미가 있고 평화적인 것이며, 그 변화는 바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 이집트 주재 미국 대사를 지냈으며 무바라크와 친구 관계인 오바마 대통령 특사는 무바라크를 만나 “대통령으로서의 그의 임기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오바마의 견해를 분명하게 전했다고 고위 행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 에이피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이집트의 안정을 유지하면서도 무바라크의 퇴진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러한 태도는 이미 무바라크를 지지했던 이집트 군부도 무바라크의 퇴진 명분을 찾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물론 이집트 군부가 공식적으로 무바라크의 퇴진을 요구한 것은 아니지만 군부의 분위가 자체가 퇴진 분위기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마가렛 스코비(Margaret Scobey)이집트 주재 미국 대사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사무총장이었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Mohamed ElBaradei)와의 전화 통화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을 한 이후 시위대들을 대신해서 여러 세력들과 미래 협상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고 보다 구체적인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를 했다고 AP는 전했다.

이번 시위와 더불어 이집트 노동자들도 총파업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번 시위에 참여한 층은 일반 시민, 대학생, 일자리 없는 대학 졸업생, 회사원, 은행원, 농민, 가장 보수적이라는 히잡을 쓴 여성, 하이힐을 신은 여성, 도시인, 농촌 사람 등 거의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시위대들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드럼을 치고, 반 무바라크의 구호인 “떠나라, 떠나라, 떠나라!”를 외쳐댔다. 시위대 상공은 군 헬리콥터가 날아다니고 시내거리에는 군 탱크가 진주해 있었으나 군대는 시위대들에게 총격을 가하지 않았다. 검문소에서 복무하고 있는 군인들은 시위대들이 시내로 진입하는 것을 제지하지도 않았다.

이번 이집트 시위의 주된 이유로는 30년이라는 장기집권에 따른 만연돼 있는 고위 공직자들의 부정과 부패, 집권당의 빈곤 무시 정책, 최근의 고물가, 높은 실업률, 인근 국가인 튀니지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로의 도피로 인한 자신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장기집권에 따른 전체주의, 왕정국가들의 전유물(?)이라할 수 있는 중동국가들의 일반 국민들의 자유의 억압에 대한 반항 또한 반정부 시위의 발단의 하나이다.

하나의 예로 요르단의 왕 압둘라 2세(Abdullah II)도 규모는 작지만 거리 시위가 발발하자 내각을 해산하고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고 정치개혁을 하라고 지시하는 등 이슬람권 국가들에 미치는 영향이 도미노를 형성해가고 있다. 팔레스타인 내각도 오래 전에 약속을 했던 자치선거를 조속히 치르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예멘의 경우(본보 1월28일자, ‘이슬람권 반정부 시위 도미노’ 기사 참조)도 시위에 직면해 정정 불안이 지속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부 시위가 발발하자 재빠르게 시위대를 체포 감금했으며, 아프리카의 수단에까지 그 시위의 영향력이 미치고 있다.

한편, 이집트의 경우 인구의 약 40%가 세계은행이 설정한 하루 2달러 전후로 연명하고 있는 등 부자와 가난한 자사이의 양극화 현상이 극에 달하고 있다. 예를 들어 22년 동안 학교 교사 생활을 하고 있는 41세의 한 교사의 월급은 70$에 불과하다.

그가 맡고 있는 학급에는 120명의 학생이 있는데 학생 수가 너무 많아 통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변화’가 와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번 시위에는 교사는 물론 교장선생님까지 가세하는 등 이집트의 민주화된 모습의 변화를 그들은 갈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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