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21일부터 25일까지 미국의 뒷마당인 남미지역을 무대로 중국 주도의 현대판 실크로드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를 추진하는 적극적인 외교를 전개했다.
시진핑 중국 정부는 당초 미국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동쪽 방향이 아니라 서쪽 방향으로 고대 실크로드 연선국을 중심으로 인프라 투자를 해왔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의 ‘뒷마당’이라고 하는 중남미에도 진출, 문자 그대로 ‘지구촌 규모의 영향권 확대를 도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외교부장은 이달 중순 아프리카 4개국을 방문한 후 중남미 칠레에 들러 22일 수도 산티아고에서 “중국-중남미 카리브해 국가공동체(CELAC, The Community of Latin American and Caribbean States)포럼” 장관급 회담에 참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 회담에 보낸 편지에서 “중국과 중남미는 일대일로 공동건설이라는 청사진을 그리며, 태평양을 넘는 협력의 길을 닦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CELAC 포럼 회의에서 “일대일도에 관한 특별 성명”이 발표되면서 “일대일로를 통해서 공동발전을 실현하는 것”을 확인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24일 다음 방문국인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타바레 바스케스 (Tabare Vazquez) 대통령과 회담에서 바스케스 대통령은 “우루과이는 남대서양으로 이어지는 일대일로의 중요한 기회가 되고 싶다”면서 적극적인 참여 자세를 보였다. 이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일대일로에 참여함으로써 우루과이 자신의 발전에 대한 강한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며 격려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창한 ‘일대일로’는 원래 중국과 유럽을 잇는 고대 실크로드의 연선국 투자를 상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탈(脫)실크로드화”를 추진하면서 참가국은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로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까지 일대일로라는 프로젝트로 손을 뻗치면서 ‘윈윈(win-win)’이라며, ‘중국-중남미 상생’을 내걸고, 일대일로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이 같은 중국의 중남미 적극 활용 방안은 미국기업의 참여를 촉구하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외치고 있는 트럼프 미국 정부의 외교에 의한 “힘의 공백”이 생겨난 지역에 대한 중국이 영향력을 과감히 침투시키는 방식이다. 중국은 아프리카는 물론 유럽, 동남아에서도 미국의 힘의 공백을 놓치지 않고 막대한 자금을 동원 파고들고 있다.
특히 중국은 중남미의 자원에 눈독을 들인 지 오래됐다. 저렴한 생필품을 전면에 내세워 중남미 국민들에 파고들면서 자본을 집중적으로 투입, 중남미 현지 인프라 정비는 물론 역내 발전을 도모한다며 자원외교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자본 투하, 인프라 건설, 설비 투자 등은 ‘약탈적 식민지적 행동’이라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지만, 세계의 ‘에너지하마’ 중국은 ‘일대일로’와 같은 거대 경제권 구상을 줄기차게 밀어 붙이고 있다.
중미의 파나마는 지난해 오랜 외교관계를 가져왔던 타이완(대만)과의 외교 단절을 선언하고,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중국이 중남미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에 움직이는 배경에는 지역 내 일부 국가들과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타이완에 압력을 더욱 더 가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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