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이사장인 이인호씨가 KBS이사장직을 전격 사퇴한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전 KBS이사장은 “방송장악을 시도하지 않겠다던 대통령의 거듭된 약속에도 불구하고, 감사원과 방송통신위원회는 임기가 보장된 사장과 이사장, 몇몇 특정 이사들의 퇴출을 자의적으로 요구하며 개별적으로 반인권적 압박을 가하는 것도 모자라 시청자인 국민을 볼모로 수개월 째 파업을 벌여온 전국언론노조KBS본부 노조를 비판하기는 고사하고, 그들과 공조하며 사장과 이사들의 임기 전 퇴출을 위해 무고한 사람들을 범법자로 규정하는 법치의 농단에 적극 가담했다”며 문재인 정부를 간접 비판했다.

또한 ‘고대영 KBS사장에 대한 해임 의결에 대해서도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 그것은 이 전 이사장의 모친상 중에 ‘사장 해임 제청안’을 의제로 한 임시 이사회를 긴급 소집해 의안을 상정했으며, 해임 사유에 대해 소명할 시간을 충분히 달라는 고대영 사장의 요구와 소수 이사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장 해임 제청안을 전격 의결한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MBC에 이어 이제 KBS도 권력놀이를 하는 과격한 언론노조의 자유 무대가 된 셈”이라며 현 시국의 어려움을 우려했다.

이인호 전 KBS이사장은 ‘사퇴이유’에 대해 “대한민국의 대표 공영방송인 KBS의 이사장 자리에 더 이상 남아 있는 것은 무의미하고 오늘의 시청자와 국민 여러분 뿐 아니라 이 나라와 한국방송공사를 세우고 지키며 발전시키기 위해 독립투쟁, 반공투쟁, 선진화 투쟁에 피와 땀을 아끼지 않으신 선열들과 무고한 희생자들 앞에 감당할 수 없는 무거운 죄를 짓는 일”이라며 무거운 마음을 전했다.

또한 이 전 KBS이사장은 스스로를 돌아보며 “제가 재임하던 지난 3년 반 기간에도 이미 방송은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이 되는 구실을 충실히 해내지 못하고 냉철한 이성을 일깨우기 보다는 값싼 감성만을 부추기는 데 치우쳤다고 고백”하며 반성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닥칠 미래에 대해 우려하며 “방송이 특정 정치세력에 의해 장악되면, 풍부한 지식과 정보에 기초한 자유롭고 깊이 있는 토론을 통해서 온 세계와 여론과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는 건전한 공론의 조성은 불가능해지고, 국민의식이 편협하고 혼미해 지면서 나라가 위태로워지는 현상이 가속화 되지 않을까 크게 걱정”된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했다.

이인호 KBS전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당부하길 “이 나라의 이념적 정체성과 법치와 언론의 자유가 모두 함께 유린당하기 시작하는 순간에 뒤에 남게 되는 우국동지 이사들과 KBS 사원 여러분께는 오늘 같은 사태가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도 막을 힘이 없었던 데 대해 미안하다는 말 밖에 드릴 것이 없다.”면서도 “다만 잘 나갈 때나 그렇지 못할 때나 결국 대한민국과 KBS의 주인은 국민이며 사원들이고 이 나라와 이 회사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은 여러분의 안목과 노력, 의지와 용기에 달렸다는, 자명하면서도 무섭기 때문에 때로는 잊혀지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 드린다”며 사퇴의 무거운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