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에도 북한이 사업을 계속 할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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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에도 북한이 사업을 계속 할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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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러시아, 아프리카 독재국가, 이란, 쿠바 등 거래관계 유지

▲ 아프리카의 독재국가들, 동유럽의 과거 공산주의 국가들 일부, 중국, 러시아, 쿠바, 중동의 이란 등 북한과 어떻게든 관계가 있는 국가들이 존재하는 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북한이 쉽게 붕괴되는 일은 벌어지기 않을 것이다. ⓒ뉴스타운

미국 등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는 물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 유럽연합의 독자적 제재 등 국제사회의 엄격한 북한에 대한 10여 개의 크고 작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사업을 하지 못해, 먹을 것이 없다며 국제사회에 살려달라고 호소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더 강화되고는 있지만, 북한이 다각적 형태의 사업을 다양한 방법으로 다른 국가들과 은밀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천적으로 이해관계가 있는 국가는 북한과 거래를 중단할 수 없을 것이며, 또 북한과 거래를 중단하지 않는 국가들은 대체적으로 독재국가들이거나 과거 이념적으로 동질성을 가진 국가군이다.

영국의 비비시(BBC)방송은 29일(현지시각) “지난 9월에 개최된 평양 가을 국제 무역박람회의 조직위원회 측에 따르면, 이 박람회에 250개의 국내외 기업들이 상품을 출품 전시했다”고 보도했다.

BBC 보도에 따르면, 북한 관영 매체들은 시리아, 중국, 쿠바, 이란,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타이완 등이 평양 무역박람회에 참가해 성공적인 행사를 치르게 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22일 유엔 안보리는 지난 9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대한 대응조치로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2397호는 북한으로 유입되는 원유의 양을 제한하고, 북한으로부터 식품, 기계, 전기장치 등을 수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따라서 북한 기업은 물론 북한과 거래를 하는 외국의 기업들도 많은 위험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그러나 과거에도 그랬듯이 북한은 아랑곳하지 않고 은밀하고도 다양한 방식의 대외 거래를 멈추지 않고 있다. 따라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과 제재가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없지 않다.

북한과 무역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폴 치아(Paul Tjia) 네덜란드 정보기술 컨설턴트회사 설립자는 매우 열정적인 인물이다. 폴 치아 대표는 지난 5월 평양에서 열린 비즈니스 및 투자 설명회에 유럽 대표단을 이끌고 다녀온 인물이다. 그는 “모두가 국제 비즈니스를 하기를 원한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폴 치아 대표는 북한 김정은 정권과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우려는 북한 경제를 밀어 올리는데 도움에 따른 이익으로 보면 그리 큰 문제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최근 북한의 출판물인 ‘북한의 해외무역(North Korea's Foreign Trade)’이라는 책자를 보면, 판매를 하기 위한 상품들이 잘 전시되어 있으며, 의료용 기기, 비누, 화장품, 미국의 아이패드 태블릿(북한에서는 미국 애플사의 아이패드를 더 이상 ‘아이패드’라 부르지 않음) 등 다양한 상품들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다.

‘메이드 인 북한’ 상품 무역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외국의 고객과 계약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북한은 반드시 외부세계에 사업 문을 개방해야만 한다. 북한의 모든 사람들은 생존하기 위한 기업가 혹은 장사꾼의 기질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호주 시드니 대학의 북한 무역을 연구하는 저스틴 해스팅스(Justin Hastings)교수의 말이다.

그는, “알다시피, 북한 사람들은 외부 세계와 접촉하려고 무척 애를 쓰면서, 돈을 버는 창조적이고도 융통성이 있으며 적응력이 뛰어난 방법을 알고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무역관련 잡지와 언론 보도는 때로는 김정은 체제와 무관한 정상적인 인상을 풍기려는 노력도 보인다. 물론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짓이긴 하다.

그렇다면 누가 북한산 제품을 구입하는가? 스테판 해거드(Stephan Haggard)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샌디에고 캠퍼스의 한국-태평양 연구 및 북한 정치경제학 연구 교수는 “물론 한마디로 대답하기 매우 어려운 질문”이라며 ”그러나, 북한 상품은 ‘분명한 것은 보여주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무역박람회는 선전선동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그들도 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들은 시장이 있다는 것을 믿고 있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이러한 해외무역을 위한 비즈니스라인(사업종목)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대부분의 무역을 중국과 하고 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북한 무역의 90% 정도가 중국과의 거래에서 이뤄지고 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라며 국제사회로부터 외교적, 경제적으로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에 국경을 통한 자금의 흐름이 많이 차단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특히 중국은 가장 강력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을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는 주문을 해오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석탄, 해산물, 섬유 및 의류 등과 같은 제품 수출을 금지한 안보리 결의안을 철저히 이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만일 중국이 결의안 내용을 100% 이행한다면, 외국과의 거래하는 북한 무역 총액의 30%는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국무부는 중국에 북한 압박을 더욱 강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유엔은 이미 일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관련 개인과 기업들의 자산을 동결했다. 따라서 경제적 제재와 안보리 결의안에 따른 철저한 이행만 돼도 북한 김정은 체제는 엄청난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게 미국의 입장이다.

특히 북한은 외화벌이 가운데 가장 벌이가 좋은 분야가 북한 노동자들의 해외 파견 근로이다. 이들은 전 세계 약 40개국으로 퍼져 나가 조선소, 건설 현장 등지에서 노동을 하고, 그 대가의 상당 부분을 북한 당국으로부터 충성자금이라는 명목으로 착취를 당하고 있다. 이 자금 역시 북한의 김정은 조선노동당위원장의 통치자금과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전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중국, 러시아는 물론 아프리카와 동유럽 일부 국가들의 외국 기업들과 해외노동자 파견 계약을 하는 특별한 무역회사(인력파견회사)를 가지고 운용하고 있다. 탈북자들의 증언 연구에 따르면,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 가운데 최소한 2/3 이상이 북한 당국으로 송금되고 있다. 나머지만 본인 소유가 된다.

북한에 의한 강제노동 조건에도 불구하고 해외 노동은 북한 체제 내에서는 고임금에 해당된다. 북한 당국은 자국 노동자들을 파견한 국가의 작업 현장마다 감독관을 파견해 그들의 이탈을 방지함과 동시에 엄격한 감시를 통한 통제를 하며 임금 착취에 나서고 있다는 보도들이 적지 않다.

이들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을 마치고도 살벌한 감시와 통제 아래서 김정은에 충성을 다짐하면서 이른바 정치학습총화(ideological study sessions)를 해야 한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의 거듭되는 대북 제재 결의안이 더욱 더 강화되면서 유엔 회원국들이 자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노동허가증이나 비자(VISA) 연장 등을 허용하지 않기 시작하고 있다. 이들 북한 해와 파견 노동자들이 북한 당국에 벌어들인 외화는 매년 10억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는 10억 달러 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로 갈수록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자 불법, 탈법 등 밀수, 공해상에서 바꿔치기, 원산지 갈아 끼우기, 소형선박을 통한 밀무역하기 등 다양한 거래를 시도하고 있으며, 나아가 사이버 공격을 통한 은행 털기 등의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13년, 쿠바는 북한 선박 청천강호에 설탕포대에 전투기 2대분 부품 등 무려 240톤의 무기를 운반하다 파나마에서 발각 되는 등 눈속임 거래를 자행하고 있다.

또 2016년 8월의 경우, 북한제 3000문의 로겟포가 캄보디아 선박에 실려진 채로 이집트로 가려다 수에즈 운하에서 발각되기도 했다. 선박 자체는 캄보디아 국적이지만 선장과 승무원은 북한인으로 이들이 자국산 무기를 싣고 수출 길에 나서다 잡힌 것이다.

북한은 유엔에 의해 지난 2006년 이래 무기 수출이 금지돼 있다. 또 북한은 2300톤의 철광석(iron ore, limonite, 갈철광) 속에 수류탄을 숨겨놓고서는 나무포장 상장에는 ‘수중펌프(underwater pump) 조립용 부품’이라는 이름으로 조작해 수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 품목도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의한 수입 금지품목이다.

또 북한 선박이 올 10월 이후 중국 국적으로 보이는 선박을 통해 공해 상에서 약 30차례 석유를 북한 선박에 옮겨 실어주는 등으로 석유를 공급하는 현장이 미국 정찰 위성에 의해 확인되기도 했다.

북한 무역업자들 역시 무기류를 일반 상품인양 포장을 하고, 또 서류 역시 일반 상품인 것처럼 이름을 조작해 거래를 하고 있다. 따라서 얼핏 보기에는 북한산 상품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독소와 같은 무기 등 불량한 것들이 내포되어 있다. 그런데도 북한은 아직까지 붕괴되지 않고 있다. 깡패국가 혹은 불량국가(pariah state and/or rogue state)와 거래를 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암적 존재와 거래하는 것으로 여길 수밖에 없다.

아프리카의 독재국가들, 동유럽의 과거 공산주의 국가들 일부, 중국, 러시아, 쿠바, 중동의 이란 등 북한과 어떻게든 관계가 있는 국가들이 존재하는 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북한이 쉽게 붕괴되는 일은 벌어지기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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