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참모인 백악관 수석전략가 스티브 배넌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미중 간의 빅딜 카드로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해 커다란 파문이 일고 있다.
배넌은 진보성향 온라인 매체 '아메리칸 프로스펙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의 핵개발을 동결시키는 대가로 미국이 한국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내용을 협상 조건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16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배넌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에 대해서도 “누군가 전쟁시간 30분 안에 재래식 무기 공격으로 서울시민 1천만명이 죽지 않을 수 있도록 방정식을 풀어 내게 보여줄때까지 군사적 해법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정부 내에서 스티븐 배넌 수석 전략관 겸 대통령 선임 고문과 허버트 맥 매스터 안전보장담당 대통령 보좌관이 서로 으르렁대며 주도권 다툼을 벌이면서 서로 상대를 증오하는 단계로까지 번지면서 정책 운영이 차질 빚을 정도라고 미국 고위 관리 3명의 말을 인용, 로이터통신이 17일 보도한 바 있다.
극우주의자이며 백인우월주의 민족주의자인 배넌에 대해 미 공화당 온건파 의원들이 해임을 효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이 같은 발언은 해임 위기에 놓인 것으로 평가절하되기도 하지만,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정가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편 미 국무부는 16일(현지시간) 북한이 핵 미사일 실험과 도달적 언행을 중단하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 김정은이 괌에 대한 포위사격위협에서 한발 물러선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현명하고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하자, 이 같은 발표를 한 것은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한 제스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칼럼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평화협정 체결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고, 뉴욕타임스(NYT)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이 대북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헤더 나오트 국무부 대변인은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 국장의 북핵 동결 전제 협상론에 대해 "핵으로 무장한 북한이 설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나오트는 오는 21일부터 시작하는 한·미 연합 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에 대해 "이런 군사훈련은 전 세계 어디서나 하고 있다"며 "일부 국가에서 '이중 동결(double freeze)'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는 연합 군사훈련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한·미 군사훈련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동시에 중단하자는 중국 측의 이른바 '쌍중단(雙中斷)'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평가된다.
17일 중국을 방문 중인 조셉 던퍼드 미 합참의장은 17일 군사적 해법이 없다는 배넌 수석 전략가의 주장과 관련해 "군사 옵션 배제는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북한의 위협에 대한) 신뢰하고 실행 가능한 군사적 옵션을 개발하라고 지시했고 그게 정확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는 또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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