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과 맺었던 비자면제협정(무비자협정)을 당장 폐기하기로 하고, 오는 6일부터는 북한인들이 말레이시아를 입국할 때 비자(VISA, 입국사증)를 반드시 받아야만 가능하도록 했다.
또 말레이시아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위원장의 배 다른 형(이복형)인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 체포했던 북한 국적의 리정철(46)을 살해와 관련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석방시켜 북한으로 추방하기로 결정했다고 자히드 말레이시아 부총리가 2일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에 있어 비자가 없이도 왕래가 가능한 몇 안 되는 국가였다. 그러나 지난 2월 13일 오전 9시쯤 김정남 암살 사건에서 말레이시아의 관문인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맹독성 신경작용제인 VX가 사용된 것으로 판명되었고, 이에 말레이 주재 북한의 강철 대사가 말레이시아의 수사를 믿을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함으로써 양국 간의 그동안의 우호관계가 깨지게 됐다.
강철 북한 대사는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한 말레이시아 당국의 수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난했고, 법의학적 부검 결과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말레이시아 정부를 성토했다. 이에 나지브 라자크 말레이시아 총리가 직접 나서 “외교적으로 무례하다”고 강철 대사를 비난했고, 나즈리 문광부 장관도 북한을 ”깡패국가“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말레이시아 정부는 북한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 조치했다.
한편, 아판디 말레이시아 법무장관은 2일 김정남 암살 사건 관련 체포자 가운데 북한의 국적자였던 쿠알라룸푸르 거주자 리정철 용의자를 구류기한이 끝나는 3일 석방조치하고, 곧바로 추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와 북한은 지난 1973년에 외교 관계를 수립했고, 2003년에는 쿠알라룸푸르에 북한 대사관이 개설되었으며, 2004년에는 평양에 말레이시아 대사관이 설치됐다. 2009년에는 양국 국민이 비자 없이 왕래할 수 있는 비자면제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번 김정남 암살 사건을 계기로 8년 만에 비자 면제협정 폐기로 이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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