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북한 김정은, 미친 게 아니라 매우 이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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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북한 김정은, 미친 게 아니라 매우 이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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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이 이론(madman theory), 생존 위해 미치광이인 척 가장했을 뿐

▲ 김정은이 핵실험, 탄도미사일 발사 등 잇단 도발행위를 하는 배경에는 일부 외부에서 보는 사람들이 말하는 ‘미치광이’이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이성적인 사고’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뉴스타운

지난 9월 9일 제 5차 핵실험을 감행해 국제사회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고, 또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은 통제 불능한 사람’이라고 쏘아붙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북한 김정은은 미치광이가 아니라 미친 척하는 매우 합리적인 인물(North Korea’s behavior, far from crazy, is all too rational.)”이라고 평가해, 박근혜 대통령의 인식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을 ‘미친 사람’ 즉 ‘통제 불능’이라고 발언을 한 것은 ‘북한과 김정은을 제대로 보지 못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NYT는 11일 “북한, 미치기는커녕 너무나 이성적(North Korea, Far From Crazy, Is All Too Rational)”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은 약소국가의 지도자의 입장에서는 다분히 매우 합리적, 이성적인 행동을 하는 지도자라는 것이다. 신문은 “미치광이 이론(Madman Theory)”을 내세웠다.

‘미치광이 이론’은 "호전성과 예측 불가능성으로 무장해, 적들에게 미치광이로 비치게 함으로써 협상을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가고자 한다는 논리“이다. NYT는 미치광이 이론으로 북한 김정은을 풀이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김정은이 핵실험, 탄도미사일 발사 등 잇단 도발행위를 하는 배경에는 일부 외부에서 보는 사람들이 말하는 ‘미치광이’이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이성적인 사고’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NYT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북한의 그동안의 언행을 볼 때 즉 “전쟁의 위협과 간헐적인 남한에 대한 공격, 유별난 지도자 인식, 무모한 선전 등으로 미루어 볼 때 북한이 비이성적인 국가인지 아니면 비이성적인 척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고 분석했다. 그래서 5차 핵실험을 한 “북한은 지극히 이성적인 국가”라는 것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한 국가가 이성(ration)을 갖추었다는 말은 해당 국가의 최고지도자가 언제나 최고와 최선의 도덕적 선택을 한다는 뜻이 아니라면서, 자기보호를 최우선에 놓고 국가이익에 따르는 것이 이성적인 행동”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정은도 국제사회로부터 상당한 수준의 고강도 대북 압박 속에서 우선 자신을 보호하고 국가이익을 챙기기 위해 미치광이 이론에 따른 행동을 한다는 것이 정치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이들 전문가들은 “약하고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북한이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언제 굴복을 당할지 모른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호전성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C. 강(David C. Kang)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정치 전문가는 “북한 지도자들이 국내외에서 하는 활동들이 혐오감을 나타내기는 하지만, 이성적인 자국 이익을 잘 드러내고 있다”면서 “김정일 통치시절인 지난 2003년 자신의 보고서에서 이런 주장을 했는데, 김정은이 정권을 잡은 지금도 유효한 분석”이라고 주장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아시아문제를 다뤘던 조지타운 대학의 빅터 차(Victor Cha)교수도 역시 “북한의 리더십은 이성적”이라고 거듭거듭 강조했다.

또 데니 로이(Denny Roy) 정치전문가도 “미치광이 국가나 무모한 공격 등 북한에 붙어있는 꼬리표가 자국 이익을 지키는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미치광이 이론’으로 북한을 설명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NYT는 이어 “잔혹성과 차가운 계산은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협력관계에 있다(Savage cruelty and cold calculation are not mutually exclusive, after all — and often go hand in hand.)”고 전하면서, 한반도에서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상태로 몰고 가는 것을 북한은 자신들의 체제유지를 위한 유일한 방편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신문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개발에 집착하는 정치군사적 측면을 들여다봤다. 북한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서 자신들의 생존법을 익혔다는 풀이이다.

즉,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목도한 북한이 미국의 군사기지와 남한을 선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핵 프로그램을 미국의 침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힘이 약한 국가가 강대국을 적으로 마주했을 때에 평화를 이루기 위한 이성적인 방법”이라고 신문은 풀이했다.

또 북한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더 없는 응원군이자 지원군이던 소련이 몰락하고, 냉전체제가 사라질 위기에 몰렸을 당시 유일하게 비벼댈 언덕인 중국이 서방세계와 관계 증진에 나서면서 북한은 더욱 더 고립감에 휩싸였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은 1990년대 들어서부터 민주화와 경제 성장을 일궈내면서, 북한의 입지도 그만큼 더욱 좁아지게 됐고, 이 같은 어려운 상황을 김정일 시절 이른바 ‘선군정치(先軍政治, military-first policy)’로 돌파하려 했다. 나아가 적(미국, 한국 등)의 군사적 위협 앞에서는 경제적 빈곤, 반역자 처단, 숙청 등은 북한 주민들에게 기꺼이 감수해야 할 요인으로 인식됐다는 게 NYT의 분석이다. 즉, 한반도는 ‘종전(終戰) 상태’가 아니라 아직도 기술적으로 ‘정전(停戰)상태’이므로 북한은 늘 이 같은 상황을 적극 이용하려는 측면도 없지 않아 보인다.

그러면서 NYT는 “선군정치를 바탕으로 핵실험, 미사일 개발 및 발사 등 때로는 불규칙, 때로는 실패 등도 겪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이를 감행해오면서 자국 이익을 위한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북한 리더십이 이성적이라면 위험한 요소는 없는 것일까? NYT는 “(미치광이 이론 측면에서 보면) 북한은 분명히 이성적이지만 앞으로 더 위험해질 수 있다”면서 “북한은 한반도에서 전쟁 상황을 계속 이끌어 가야만 생존할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북한이 어떤 사건이나 오판으로 위험을 증대시키거나 일시적 충돌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이어 “물론 북한도 이러한 위험 요소를 인식하고 있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처지”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이성적(North Korea’s rationality)이론’은 이른바 “자포자기 이론(desperation theory)으로 극대화될 것”이며 “북한은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에) 패배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생존을 명분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최후의 노력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북한 지도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자포자기 이론’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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